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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태양광 이렇게 하자

유성엽 국회의원
유성엽 국회의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아직 절반의 부지도 조성되지 않은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세워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까지 새만금 내측에 3GW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외측 해역에는 1GW급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탈원전 정책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재생에너지산업을 확대 육성하겠다는 기본 취지에는 동의한다. 또한 착공한지 27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황량하기만 한 새만금에 뭐라도 해보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냉철히 봐야한다. 과연 정부의 새만금 태양광 발전소 설치가 새만금을 위한 태양광인지, 태양광을 위한 새만금인지를.

정부의 계획에는 곳곳에 문제가 있다. 태양광발전소 설치부지는 공항주변도 해당되지만, 국제업무지구, 산업단지 등 매립예정지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비록 수상(水上)이라지만 거기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새만금사업이 미뤄지는 것은 자명하다. 이는 태양광 내구연한인 20년이상 해당 부지의 매립을 확정적으로 미루겠다는 것과 같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충분한 검토도 없이 부랴부랴 계획을 발표한 것은 아닌가 한다. 태양광설치구역은 남북·동서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인 새만금의 중심 국제업무지구 예정지 또 인근의 산업단지 예정지를 대거 포함한다.

하지만 필자가 지난 11월 호남KTX 분기점 조정 관련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 총리는 “국제업무용지에 할 리가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서도 매립을 병행할 수 있다’라고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이 설명하고 있는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내용이 잘못된 것인지, 총리가 보고내용을 잘못 인지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또한, 계획 수립 당시 국무조정실장이었던 홍남기 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조차도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제업무용지 예정지의 자투리땅에 설치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예정지의 상태가 수상인데 어디가 자투리란 말인가?

이런 식의 주먹구구식 일처리는 납득하기도 동의하기도 어렵다.

모두 22조원 넘는 예산을 들여 조성하는 금싸라기 새만금에 태양광 패널을 깐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부가 반드시 새만금에 태양광을 하고 싶다면, 새만금 내측 호수에 설치하면 된다. 새만금은 전체 1억2천만평 중 호수가 3천5백만평으로 계획돼 있다. 호수에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면 현재 설치하고자 하는 면적의 3배나 더 많이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 호수지역은 준설을 해서 매립토로 써야 한다 하지만, 이를 좀 서둘러 준설해가면서 단계적으로 수상 태양광을 깔아가면 될 일이다. 그러면 태양광을 깔면서 매립도 속도를 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전북도민에게 새만금사업은 신앙과 같은 간절한 염원이다. 하지만 긴 세월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보니 도민들의 불안감과 실망감도 매우 크다. 새만금이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는 오랜 기간 새만금을 바라보면서 기대와 실망을 반복해서 느껴온 전북도민에게 진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 만약 새만금 호수 예정지에 수상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이를 도민 개개인에게 분양해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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