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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인프라 지지부진에 기업들 투자협약 속속 철회

이지용,손동우 기자
이지용,손동우 기자
입력 : 
2019-01-24 18:02:00
수정 : 
2019-01-25 07: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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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국제공항 예타면제 촉각
◆ 멈춰선 국가프로젝트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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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간척 사업'으로 불리는 새만금 개발이 문재인정부 들어 간척지 매립을 재개하며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간 누적된 81곳의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 기업 중 실제 입주는 단 4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에 착수한 지 30년이 지나고 투자 유치 활동은 10년이 지났지만 실제 개발은 제자리만 맴도는 셈이다. MOU가 만료돼 이탈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 상황에서 매립도 안된 예정용지에 누가 리스크를 걸고 '투자'부터 하겠냐는 게 기업들 목소리다. 24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9년 투자 유치를 시작해 현재 기업과 투자 MOU 체결은 81개(16조6232억원)에 이르지만, 입주협약까지 맺은 것은 지금까지 6개(3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OCI, OCISE, 도레이, 솔베이, ECS, 유니텍코리아 등인데 그나마 현재 입주를 완료해 공장을 가동 중인 기업은 국내 열병합발전 전문회사인 OCISE, 일본의 소재 기업 도레이, 벨기에 화학 기업 솔베이, 국내 파이프·배관 제조업체 ECS 4곳뿐이다.

새만금 개발이 지지부진해지는 사이 협약이 만료되거나 기업 개별 사정으로 투자를 철회한 곳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전체 협약 기업의 4분의 1에 달하는 21곳이 투자를 철회했다. 지역의 한 투자기업은 "방조제 빼놓고 30년간 이뤄놓은 게 없지 않냐"며 "땅값 빼고는 새만금에 눈길을 돌릴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새만금은 이명박정부 때 '동북아의 두바이'를, 박근혜정부 땐 '한중 FTA 무역전진기지'를 각각 비전으로 내세웠지만 모두 중도에 포기했다. 같은 시기에 중국에서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된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2016년 개장 이후 연간 17조원가량의 경제 효과를 거두는 등 한국이 새만금을 개발하지 못한 기회비용은 막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프라스트럭처 미비로 인해 기업들 관심이 저조한 것은 최근 새만금청이 국내 기업 50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전체 설문 응답 기업 500개 중 '새만금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관심 기업은 103곳으로 전체 응답 기업의 20.6%로 나타났다. 단순 개수로 봤을 때 100여 개 기업이 적지 않은 숫자지만 문제는 이런 관심 기업의 절반이 넘는 51.5%가 부분 '인프라가 갖춰진 다음'인 5~10년 후에나 투자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약점으로 지적된 도로·항만 등 기본 인프라를 조속히 정비하고, 투자 인센티브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으로 공세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과 전북 지역사회는 29일 정부의 새만금국제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여부가 향후 새만금 인프라 확장과 투자 유치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용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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