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수질에 대한 종합적 분석
새만금 수질에 대한 종합적 분석
  • 김현수
  • 승인 2019.02.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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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발전에 대한 전북 도민의 염원을 담은 새만금 사업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는 느낌이다. 빠른 진행을 바라는 도민들의 희망과 달리, 지난 수십 년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느리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단체의 부정적인 발표와 성명들이 보도되었고, 최근에는 도민들 사이에서도 새만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말들이 점점 증가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사실, 사업의 첫 삽을 떴던 것이 1991년이니, 거의 28년 동안 목표로 했던 새만금호의 완전한 모습을 완성하지 못하고 지역에 유치하고자 했던 여러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회의적인 말들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침체하여 있던 새만금 사업에 처음으로 생기를 불어넣었던 계기는 2017년에 2023년 세계 잼버리대회의 유치 성공이 아니었을까 싶다. 단기 행사이긴 하지만 드넓은 새만금 간척지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활용방안이 처음 나왔기 때문이다. 이후, 작년 말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에 대규모 태양광·풍력단지 개발 계획을 밝혔고, 올해 초에는 새만금 국제공항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소식이 들려왔다. 태양광·풍력단지에 대해 모든 도민이 찬성하는 것은 아니고, 아직도 국제공항의 경제성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들려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모든 일들이 그동안 침체하여 있던 새만금 사업에 어느 정도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느리긴 하지만 새만금호 내 토목공사도 계속 진행되어 올해에는 남북도로 2단계 공사에 본격 돌입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렇듯 여러 측면에서 새만금 사업이 오랜 정체를 벗어나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아직도 새만금호의 수질문제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호의 수질에 정말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호수의 수질은 악화 추세인지 아니면 정체 또는 개선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은 여전히 같은 강도로 진행 중이며, 짧은 시일 내에 쉬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새만금호의 수질은 정말 악화하고 있는 것일까? 새만금 간척사업이 완료되면 수질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만약 수질이 정말 악화하고 있다면 개선의 여지는 없는 것일까? 새만금호 수질에 대한 이러한 질문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던질 수 있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내놓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새만금호에 대해 수질관련 조사와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해 온 학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하더라도 아마 속시원히 대답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새만금호의 물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알아내고, 미래 수질을 제대로 예측하는 것을 그렇게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 새만금 사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간척 사업으로, 이를 통해 조성되는 호수의 규모도 매우 크다. 호수의 규모가 크다 보니, 호수 내부의 여러 지점의 상황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한 지점에서의 문제가 호수 전체의 문제라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 새만금호에 대한 이슈제기는 일부 지점에서의 문제에 집중되었던 측면이 있다. 특정지점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그만큼 눈에 띄기 쉽고, 이슈화도 용이하다. 하지만, 그 지역에서 발생한 어떤 문제를 새만금호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특정 지점에서 발생한 문제의 일반화는 공간뿐 아니라 시간적 문제에도 적용된다.

 또한, 새만금호에 대해 수행된 여러 조사와 연구결과에 대한 종합적 분석이 다소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수행된 수많은 조사와 연구는 새만금호 수질의 서로 다른 측면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지난 10년간 수행되었던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한자리에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왔다. 이를 통해서, 새만금호 수질은 호수 전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변화를 일으키는 진정한 원인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새만금호 전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만 효율적으로 미래 수질을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1년 뒤에는 새만금호 수질에 대한 2차 평가가 이루어지게 된다. 수질 평가에서 최소한 확실한 수질관리 대책이라도 제시하여 새만금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숱한 연구과제를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노력을 지금이라도 시작하기를 기대한다. 인제 와서 사업의 밑그림을 다시 그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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