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산단, 대기업 투자 무산 놓고 ‘경제냐 환경이냐’ 시끌읽음

박용근 기자
새만금산업단지는 새만금 4호 방조제 동측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면적은 1만8700㎢에 이른다.  전북도 제공

새만금산업단지는 새만금 4호 방조제 동측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면적은 1만8700㎢에 이른다. 전북도 제공

새만금산업단지 입주를 타진했던 대기업이 전북도가 환경안전성 문제를 제기하자 투자를 포기한 것을 놓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경제를 고려해 기업 유치에 올인해야 한다는 의견과 환경이 더 우선이라는 시각이 맞서 있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LG화학은 새만금산업단지 2공구(16만5000㎡)에 약 2000억원을 들여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2차전지의 핵심인 리튬 추출공장을 신축하겠다는 투자계획을 2017년부터 2년째 추진하다 최근 사업을 보류했다. LG화학이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한 것은 리튬 부산물 처리에 관해 전북도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지난해 4월 새만금개발청, 농어촌공사 등과 가진 투자유치 간담회에서 리튬을 추출할 때 발생하는 23만t에 달하는 부산물은 환경오염 우려가 커 외지로 반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LG화학은 부산물을 새만금 매립토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전북도 관계자는 “애초에 이 사업은 LG화학이 20% 지분을 갖고 있던 리튬코리아와 2017년 11월 협약을 체결했던 것이고 부산물은 외지로 반출한다는 조건으로 합의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업 진척이 없자 지난해 4월 LG화학이 전면에 나서면서 간담회를 가진 것인데 기존 협약 내용과 달라 매립토로 쓸 수는 없다는 입장을 냈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 등 일각에서는 “제 발로 찾아온 기업을 문전박대한 꼴” “전북도의 투자 유치 마인드에 의구심이 인다”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언론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새만금산업단지에 투자를 제안했지만, 전북도의 부정적인 입장 때문에 무산됐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환경문제에 대한 충분한 대책이 있다면 오겠다는 기업을 막아선 안된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전북환경운동연합은 13일 성명을 통해 리튬 추출공장은 화학처리 폐수와 중금속이 함유된 광석폐기물을 배출한다며 전북도가 환경을 우선시해 신중한 의견을 낸 것은 도민의 안전을 위해 해야 하는 당연한 지자체의 책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리튬 생산공정에서 화학물질로 처리된 광석 폐기물을 새만금 매립토로 쓰겠다는 것은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당초 협약대로 광석 폐기물의 외부 반출 처리를 전제로 할 때 협약이 유효하다는 도의 입장은 일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도 지난 12일 논평을 내고 “아무 기업이나 유치하기만 하면 전북 발전에 기여할 것처럼 선동하는 세력들이 있었지만, 그런 기업 우선 정책은 심각한 경제위기로 되돌아오고 있다”면서 “묻지마 토건, 묻지마 기업 유치는 전북의 미래일 수 없다. 오염 산업에 대한 정당한 우려 제기는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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