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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새만금 `판타지`를 `현실 다큐`로 만들것

이지용 기자
이지용 기자
입력 : 
2019-03-31 18:24:56
수정 : 
2019-03-31 21: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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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간출신 여성청장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교수되기전 설계회사 운영
전문성 살려 사업추진 계획

내년 스마트시티부터 첫 삽
2023년까지 기본인프라 조성

주변 건축허가·에너지기업 투자
올들어 조금씩 분위기 반전돼
사진설명
"그간 새만금이 밑그림만 무성했던 '바다 위 판타지'였다면 올해부터는 실행에 들어가는 '다큐멘터리'로 변할 겁니다."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 개발을 이끌 신임 수장으로 임명한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59)은 새만금개발청 최초의 민간 청장이자 여성 청장이다. 지난 26일 서울역 인근에 개소한 새만금개발청 투자전시관에서 진행된 취임 후 첫 언론 단독 인터뷰에서 올해가 지난 25년간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개발의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청장은 전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와세다대에서 건축공학 첫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새만금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임명 배경을 묻자 김 청장은 "현 정부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데, 제안이 왔을 때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물론 지역 출신으로서 25년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새만금 개발로 민심이 부글부글하는 만큼 지역 출신 배려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김 청장은 "교수가 되기 전 작은 설계회사를 직접 운영했고, 도시계획기술사이기도 하다"며 "전라도 지역의 대부분 도시계획·설계 등 실무를 했고 정부에서 결국 도시 건설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소임을 준 게 아닌가 하고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과제로 김 청장은 지난 19일 새만금개발청의 올해 업무 계획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그간 새만금개발청의 매년 업무 계획이 '투자 유치 활성'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공공 주도 매립 선도 사업인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도로 등 핵심 기반시설 건설 계획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임대료 파격 인하 등이 발표됐다는 점이 '확' 달라졌다.

김 청장은 "4월부터 새만금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개발 계획이 통합·간소화돼 공공 주도 매립사업 착공이 예정보다 1년 앞당겨진다"며 "올해 조사를 끝내고 내년 말에는 착공에 들어가면 세계 잼버리대회가 열리는 2023년까지는 국제공항과 주변 도로, 항만 등 기본적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만금사업은 총 409㎢ 면적. 서울의 3분의 2에 달할 정도다. 김 청장에 따르면 이 중 최중심 용지인 국제협력용지 52㎢ 중 6.6㎢에 수변 스마트시티 공사가 먼저 시작된다. 주거와 휴양, 관광과 문화예술 기능이 접목된 저밀도 주상복합도시로 구상됐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에 '스마트시티' 건설이 무모하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기존 도시에 적용되는 스마트시티는 부분적 개선이지만 완벽한 스마트시티 건설은 결국 백지상태의 '캔버스'에 하는 게 맞는다"고 반박했다.

새만금이야말로 매립지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 만드는 도시이기에 다른 국가에 없는 모델 도시로 건설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작년까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침울하기만 했던 새만금 주변에는 올해 들어 조금씩 활기가 돌고 있다. 작년까지 입질조차 없었던 새만금산업단지 지원시설용지에 상가·오피스텔 건축 허가가 났다. 새만금 매립 계획이 앞당겨지고 최근에는 새만금 국제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까지 통과된 영향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새만금을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스마트시티와 다른 또 하나의 새만금 개발 축으로 2022년까지 민간자본 10조원을 들여 원자력 발전 4기 용량(4GW)에 맞먹는 태양광·해상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정부의 탈원전 속도전 정책과 맞물리며 많은 논란거리를 낳고 있기도 하다. 지역에서는 "30년을 기다린 새만금이 태양광 패널 밭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김 청장은 "투자 불모지였던 새만금에 네모이엔지라는 태양광 발전 기업이 475억원을 투자해 착공식을 했다"며 "재생에너지 계획 발표 이후 유수 대기업과 외국기업들까지 투자를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비판거리조차 되지 못할 만큼 관심이 싸늘했던 새만금 입장에서는 최소한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김 청장은 "태양광 단지 입지는 향후 10년 이내는 개발이 거의 불가능한 지역들이어서 주변 개발이 활성화될 때까지 우선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봐주셨으면 한다"며 "지역 상생 방안도 민관협의회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용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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