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협상이 진행되지 않아 파산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이스타항공의 전북출신 직원들이 직장을 잃고,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나 도민들의 항공편 이용에 큰 불편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까지 제주항공이 확실한 답변을 미루면서 파산 위기는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사드문제로 한~중노선이 닫히고,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일노선이 강제로 중단되는 등 경영이 악화되자 제주항공과 인수·합병 협상을 시작했다.

그런데 올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국제 항공기 운항 중단, 직원들의 임금체불 등 문제가 불거지며 인수·합병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갈수록 임금체불이 불어나면서 직원들의 불만은 높아졌고, 급기야 이스타항공 창업자인 이상직 의원이 가족들이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100%(전체 지분 중 39.6%)를 전액 헌납하기로 하면서 협상에 탄력이 붙는 듯 했다.
최근에는 이스타항공 노조까지 나서 '인력감축 중단을 전제로 임금 반납 등의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만큼 제주항공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16일 이스타항공 측은 "선행조건이 완료된 만큼 속히 계약완료를 위한 대화를 제주항공에 요청 드린다"면서 "주식매매계약서상 의무가 아님에도 제주항공이 추가로 요청한 미지급금 해소에 대해서 성실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이 끝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이스타항공이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파산할 경우 먼저 이스타항공 계열사까지 포함해 2,100여 명 직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데, 이 중 30%는 전북출신이다. 그동안 이스타항공이 전북출신을 많이 선발했던 결과다.

피해는 전북도민에게도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이스타항공이 취항하면서 전북도민이 중국이나 일본, 제주도, 서울 등으로 이동할 때 군산공항을 애용하는 등 많은 편리함을 누렸다. 그 전에는 제주도만 가려 해도 청주공항이나 광주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등 불편이 많았다.
이와 함께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인 새만금 국제공항 조성사업에서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달 중 새만금 신공항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인데, 지역 기반 항공사 없이 국제공항을 추진한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이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07년 군산에 설립되는 이스타항공에 지분을 참여했던 군산시는 "전북 향토기업이자 200만 도민의 날개인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현대중공업· GM대우 공장 폐쇄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더욱 휘청거리고, 지역민의 항공편의가 크게 훼손 될 것"이라며 "전북도민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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