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99% 국산화, 국내 수소연료전지 1위 두산의 힘

2024. 4. 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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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 전북 익산공장 가보니
연300㎿, 680대 발전용 전지 생산
공정 자동화·오차없는 로봇 눈길
핵심 ‘셀스택’...라인배치도 기술력
빠르고 안정적인 유지 보수 가능
두산퓨얼셀 익산공장에서 산업용 로봇이 수소연료전지의 핵심인 셀 스택을 만들고 있다. [두산퓨얼셀 제공]

커다란 산업용 로봇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서브스택(Substack)’을 겹겹이 쌓느라 분주하다. 쌓인 ‘셀 스택(Cell Stack)’이 조금이라도 삐뚤어질 것 같으면 어느새 로봇이 다가와 위치를 측정하고 미세한 정렬을 맞춘다. ‘공장’이란 단어에서 연상되는 시끄러운 소음, 먼지도 없다. 각종 설비와 로봇이 저마다 부드럽게 움직이며 주어진 공정을 소화하는 모습이 조화롭다.

최근 방문한 두산퓨얼셀 전북 익산공장에서는 로봇들이 쉴 새 없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하며 다가오는 수소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수소연료전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설치면적도 작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데다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발전용, 산업용, 차량용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수소연료전지 1위 기업인 두산퓨얼셀은 익산공장에서 인산형연료전지(PAFC)를 생산하고 있다. 익산공장은 지난 2016년 2월 착공해 이듬해인 2017년 1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이후 2022년 10월 증설을 완료해 현재는 연간 최대 300메가와트(㎿), 680대의 PAFC를 생산할 수 있다.

PAFC는 천연가스를 투입해 내부에서 수소로 변환한 후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구조다.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전해질로 인산을 활용한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일부는 수소를 곧바로 투입하는 제품도 있다.

익산공장에서 만난 여문구 두산퓨얼셀 PA제품기술팀장은 “완성된 제품은 20피트(약 6m) 컨테이너 사이즈, 개당 27~30t 정도의 무게로 440킬로와트(㎾)의 출력을 낸다”며 “현재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활용하는 모델이 약 90%로, 향후 수전해 기술 등이 더욱 발전되면 수소를 직접 투입하는 수소모델 비중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산공장의 공정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수소연료전지의 핵심인 ▷‘셀 스택’을 만드는 공정과 ▷만들어진 셀 스택과 각종 배관들을 연결해 테스트하고 마지막으로 커버를 조립하는 공정이다.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 돼 있다 보니 넓은 공장 내를 돌아다녀도 정작 사람은 2~3명밖에 마주치지 못했다. 이들은 각각의 테스트를 지켜보고 체크하는 관리 역할이다. 또, 공장 내부의 공정라인 배치부터가 두산퓨얼셀만의 기술력을 반영한 것으로 일종의 ‘지적재산권(IP)’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셀 스택’은 쿨러(cooler), 분리판, 아노드(anode·연료극), 캐소드(cathode·공기극) 등 각각의 셀을 쌓고 서브스택을 만든다. 서브스택의 부품을 가공하는 것도, 전극 사이에 액체인산을 도포하는 것도 모두 자동화된 설비와 로봇의 몫이었다.

만들어진 서브스택을 47개까지 쌓으면 하나의 셀 스택이 완성된다. 완성된 셀 스택은 2m 정도의 높이로, 셀 스택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는 최종 테스트까지 포함해 약 4~5일 가량이 걸린다. 1개의 연료전지 안에는 4개의 셀 스택이 들어가며, 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의 경우 5개까지도 셀 스택을 넣을 수 있다. 실제로 본 수소연료전지 완성품은 마치 컨테이너 박스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두산퓨얼셀 PAFC의 강점으로는 높은 기술력과 독보적인 운영실적을 꼽았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건설 중인 설비까지 포함해 약 560㎿ 이상을 발전소에 PAFC 연료전지를 공급했다. 지난 2020년에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인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 연료전지 114대를 공급키도 했다.

무엇보다 99%에 달하는 국산화율이 큰 경쟁력이다. 두산퓨얼셀은 셀 스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품을 국내 기업들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빠르고 안정적인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예헌 생산기술팀장 [두산퓨얼셀 제공]

정예헌 두산퓨얼셀 생산기술팀장은 “지금 PAFC는 부품들이 대부분 국산화돼있기 때문에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며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거나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도 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즉각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강점에 힘입어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진행된 일반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약 62%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올해 열릴 예정인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된다.

두산퓨얼셀은 또 PAFC만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해질로 세라믹을 사용하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2024년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에 50㎿ 규모의 SOFC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한 상태다.

현재는 시제품을 생산하는 중이며 내년 5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 HD한국조선해양 등과 손잡고 내년부터 600㎾ 선박용 SOFC에 대한 실증에도 들어간다.

정 팀장은 현재는 태동기인 수소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시기를 오는 2028~2030년경으로 예상하고 “꾸준히 준비해 온 회사만이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며 “두산퓨얼셀은 상당히 이른 시기인 2017년부터 양산에 착수했으며, 그만큼 노하우와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다”고 자신했다.

지난달 26일 두산퓨얼셀 주주총회에서도 제후석 대표가 “신규로 개설되는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에 진입하고,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양산을 준비하는 것과 더불어 선박용 연료전지 및 상용차 모빌리티 파워팩 등 신사업 부문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익산=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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