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인터뷰

송하진 전북지사 “새만금 수질, 2020년까지 3급수 안되면 해수 유통 검토하겠다”

박용근 기자

군산 공장·조선소 기반 활용 친환경차 산업 등 육성하면 기존 노동자들 일할 곳 생겨

잼버리대회 유치 조건이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시급

5년 후 행사까지 시일 촉박

재선에 성공한 송하진 전북지사가 9일 전북도청 4층 접견실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앞으로의 도정 방향과 소신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재선에 성공한 송하진 전북지사가 9일 전북도청 4층 접견실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앞으로의 도정 방향과 소신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재선에 성공한 송하진 전북도지사(66)는 민선 7기 전북도정의 핵심 과제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꼽았다.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쇠락해진 지역경제는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자동차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도정의 흐름은 큰 변곡점 없이 민선 6기 정책을 계승해 발전·숙성시키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민선 6기 전북도정의 축은 삼락농정(三樂農政)과 토털 관광, 탄소소재산업 육성 등이었다. 송 지사는 “삼락농정은 생산 기반과 연구·상품화 등으로 이어지는 농생명식품산업 육성으로 구체화하고, 토털 관광은 여행체험산업으로 키워나가며, 탄소소재산업은 친환경 상용차와 융복합제품 산업 등으로 고도화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삼락농정은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 사람 찾는 농촌 실현을 말한다.

그는 1980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전북도청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다. 이후 중앙부처를 거쳤고 민선 4·5기 전주시장을 지낸 뒤 민선 6기 도지사에 당선됐다. 그를 두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북통’이자 ‘행정의 달인’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서예대가인 강암 송성용 선생의 4남이다. 전주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호남제일문’ 현판이 송성용 선생의 친필이다. 송 지사 역시 붓을 잡아 서예가 수준급이다. 송 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9일 전북도청 접견실에서 이뤄졌다.

■ 공항 건설 조속히 추진해야

전북지역은 항공 오지다. 전북에서 중국을 가려면 버스를 4시간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야 한다. 정작 비행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새만금지구에 투자를 하고 싶은 외국 자본들은 인근에 공항이 없다는 말을 듣고 손사래를 친다. 송 지사가 SOC 가운데서도 국제공항 건설을 화두로 삼는 배경이다.

그는 “국제공항 건설은 잼버리대회 유치 홍보 시 우리 정부가 국제적으로 약속한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속도감 있는 새만금사업 추진을 위한 국제공항 조기 건설을 국정과제에 담았다”며 “중요한 것은 잼버리 이전에 취항이 가능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건설이 추진된다 해도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나갈 경우 2026년에나 비행기가 뜰 수 있다. 5년 후인 잼버리대회가 자칫 망신만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송 지사는 “잼버리 참가자들이 새만금공항을 이용하려면 최대한 행정절차 및 공사 기간을 단축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다행히 국토교통부가 항공수요 조사를 마무리한 후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기획재정부에서도 신속 추진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 욕심은 잼버리 전에 활주로라도 만들어 비행기가 내려앉을 수 있게 해놔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아프리카에서도 전세기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지엠 군산공장 재활용 고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군산시 총생산액의 25.9%, 수출의 42.8%를 점유하는 주력 기업이었다.

두 공장의 잇따른 가동 중단 및 폐쇄로 인한 일자리 손실, 인구 유출, 협력업체 생계 곤란 등은 군산뿐만 아니라 전북지역 경제지표를 암울하게 만들었다. 송 지사는 단기 대책으로 위기 극복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회생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정상화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이제는 재활용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협의해 나가야 한다”면서 “현실적인 부분을 따져 우선 정부 주도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활용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에도 선박 블록, 신조 선박 등 신조 물량을 군산조선소에 배정해 재가동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송 지사는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거나 대신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대목에서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의 기반을 활용하면서 그곳에서 다년간 근무하며 숙련된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산업을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상용차 자율주행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조성, 스마트 해양 무인통합시스템 실증 플랫폼 구축,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등 새로우면서도 기존 주력 산업과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성장동력을 육성할 것”이라면서 “식품, 생명, 사람이 오게 만드는 관광체험산업도 민선 7기에 성공적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북도는 지난해부터 7년간 대형 국내외 행사를 연속으로 치르는 곳이다. 지난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마쳤고, 올해에는 전국체전, 내년에는 소년체전이 열린다. 이후 세계잼버리대회와 아·태마스터즈대회 등도 개최한다.

송 지사는 “해마다 연속해 대형 행사를 유치해 치르는 것은 유일무이한 일”이라며 “스포츠와 문화, 관광이 어우러지면 지역이 활력을 찾게 되고 경제도 풀려 나가게 된다”고 자신했다.

■ 새만금 해수 유통 검토 가능

송 지사는 최근 새만금사업에 대한 기본틀을 수정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원칙적이면서도 유연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새만금 기본계획에 따라 현재 담수화를 전제로 수질 개선과 내부 개발이 추진 중”이라면서 “2015년 중간평가 후 기존 대책과 추가 대책이 정상적으로 완료될 경우 2020년 목표 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송 지사는 “현재 시점에서 개발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해수 유통 문제를 제기하는 것보다는 정부가 예측한 결과를 믿고 수질 개선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선을 그었다. 아직 2020년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현재 추진 중인 수질 개선사업의 결과를 지켜보자는 취지다.

그는 특히 “정부 조사는 현재 새만금 수질이 4급수를 유지하고 있는데 왜 5급수에서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결실을 맺은 왕궁축산단지 개선사업 등은 정부가 주도해 수질 개선사업에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 손도 댈 수 없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가 약속한 2년 후 목표 수질(3급)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해수 유통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 환경부가 담수호 관리상의 문제를 들어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 용수 공급이 필요한 농림축산식품부, 새만금 개발을 주도하는 새만금개발청과 함께 (해수 유통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 남북 협력사업은 전북 도약 발판

전국에서 전북만큼 남북 협력사업을 왕성하게 추진한 곳도 드물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농축산 분야 3건이 추진됐다가 북한의 핵실험과 천안함 사건 등으로 교류가 중단됐다. 그럼에도 남북 교류를 기대하며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2010년 99억원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적립했다.

한반도 평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송 지사도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송 지사는 “전북의 강점과 특성을 반영한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H라인에 전북의 참여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통일 기여와 전북 도약의 초석으로 삼기 위해 농축산복합단지 조성, 산림복원 기술 이전, 세계잼버리대회에 북한 청소년 초청, 태권도 남북 교류 정례화 등을 민선 7기 정책공약으로 채택했다”며 “아직은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아 인적 교류 이외의 사업 추진은 어려운 상황이나 단기·중기 사업을 분류해 예산을 확보하는 등 전북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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