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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북, 새만금국제공항으로 날개를 달자.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유병철기자 송고시간 2018-08-20 14:05

필자-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시민 임필성
역사적으로 전북은 인프라가 지역에 미치는 파급력을 깨닫지 못했다. 적당히 살만한 환경이 오히려 독이 되어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이 어떤 발전을 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없었다.

"전주는 이제 망했다!" 구한말 전라도 관찰사였던 이두황은 1912년 지맥이 끊긴다는 이유로 전주유지들이 반대하여 호남선 기차의 전주 통과가 좌절되자 이렇게 고함을 쳤다. 이 결정으로 호남선은 전주가 아닌 지금의 익산에서 정읍을 거쳐 광주로 향하게 되었으며 뒤늦게 기차의 편리함을 깨닫고 전라선을 따로 유치하였으나 분기점은 이미 익산이 된 후였다.
 
이는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호남선이 전주를 지나지 않아 크게는 호남선KTX가 경부선에 크게 뒤쳐져 호남 전체의 낙후를 초래했고, 작게는 전주KTX 혁신역 신설을 두고 전북에서 익산과 전주가 다투는 불씨가 되었다.

최근 같은 호남권이지만 전남에서는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일찍이 좌초한 김제공항과 달리 같은 시기 시작한 전남 무안공항은 지난 5월 오사카, 방콕, 다낭, 타이베이로 가는 직항노선이 생겨 날개를 달았다. 더군다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호남선 KTX가 2026년 무안공항까지 연결되면 광주시민은 금요일 오후 퇴근하여 공항철도를 타고 무안공항으로 이동한 후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생활을 하게 된다.

위쪽 충청도 역시 기존 대전광역시에 이어 지도에 없던 세종시가 생겨났고,  천안ㆍ아산이 전주를 넘어서는 듯 하더니 이제는 청주국제공항이 살아나 천안, 세종, 오송,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가 논의되고 있다.

반면에 전주는 어떠한가? 한옥마을 1000만 관광객수에 귀를  홀려 작년 여수가 1500만명 관광객을 돌파하는 소리를 듣지 못한 듯 하다. 이렇다 할 산업시설 없어 전주에서만 매년 3000여명의 청년이 떠난다는데 일자리보다는  개발을 반대하는 일부 단체의 목소리가 우선이었으며,  일반 시민들 삶의 질은 무시한 채, 자광의 대한방직부지 143층익스트림 타워 내 쇼핑시설은 안되고 우리 동네 백화점과 대형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되는 이상한 논리를 만들어 냈다.
결과적으로 전주는 서민을 위한 전통시장은 있어도 대다수의 시민들이 추위와 더위를 피해 굳이 돈을 쓰지 않아도 장시간  실내에 머물며 다양한 오락을 즐길만한 대형시설 하나가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전라북도 바깥의 세상은 바뀌는데 변화를 거부하며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보면 100년 전의 실수에서 배운것이 없는 듯 하다.
 
지난 20세기는 일본이 가깝다는 이유로 동남쪽의 경상도와 서울을 잇는 인프라(철도, 고속도로)가 중심이 되어 국가 발전이 이루어졌다. 부산항이 그랬고,  포항제철과 구미산업단지가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서해안 시대이다. 14억 소비시장인 중국이 바로 전북 너머에 있다. 언제까지 서울만 쳐다보고 만년 쇠퇴하는 지방으로 살 것인가?  전북은 스스로 비젼을 만들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

중국은 내륙과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사업을 통해 기존에 바다길로 두 달이 걸리던 물류운송기간을 2주로 줄였다. 동남아에서는 2015년 아세안경제공동체가 출범하여 6억명에 이르는 단일 소비시장이 만들어졌다. 전날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에서 수확한 양배추가 트럭에 실려 밤새 캄보디아의 메콩강 다리를 건너 다음날 태국 방콕의 새벽시장에서 팔리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이 거대한 두 개의 아시아 경제시장은 고속전철로 서로 연결되고 있다. 중국의 쿤밍에서 출발한 기차가 라오스  비엔티엔,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를 거쳐 싱가폴에 도착할 수 있는 고속전철 연결사업이 현재 진행중이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는 현재 대한민국의 서쪽에서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 역시 이 역사적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서해안에 집중투자 해야 한다.
 
지금은  좁은 국내시장에서 작은 피자를 서로 더 먹자고 싸울 때가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피자를 키워야 할 때이다. 그리고 그 해답은 각 지방광역권이 세계를 무대로 역할을 나누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서울은 미대륙, 경상도는 일본, 강원도는 러시아, 경기도는 중국 북부, 충청도는 중국 중부, 전라도는 중국 남부 및 동남아, 제주도는 호주, 내륙은 유럽 등으로 각 지방광역권과 국립대학이 서로 다른 대륙을 맡아 직접 인재를 길러내고 세계와 무역해야 한다.

특히 전북은 중국을 직접 마주한 국내 유일의 한ㆍ중 경협단지가 있으니 새만금 신항, 내륙철도에 이어 공항까지 생기면 육, 해, 공 인프라를 모두 갖춘 서해안 최고의 국제무역지구가  된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포항, 구미를 포함한 부산ㆍ대구 경제권이 동서고속도로를 화살로 삼아 활대인 서해안의 항구도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동서축이  중국의 일대일로를 통해 동남아와 유럽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게 되니 이는 대한민국 전체가 살아남을 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젼의 핵심에는 국제공항이 있다.

전북에서 중국, 일본, 동남아 출장 가는 것을  부산 제주 가는 것 만큼이나 일상적이고 편리하게 해야 한다. 언제까지 전북은 새벽잠 설치고 일어나 인천까지 가는 것을 당연시 여겨야 하는가? 국제공항은 전북 주요 도시인 전주, 군산, 익산에서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여야 하며 당일  출근 후 바로 해외출장이 가능할 만큼 가까워야 한다.

국토부는 지난 신공항 수요조사 발표에서 기존 군산공항 활주로를 확장해 사용할 것을 권고했으나 기존 공항은 오산 미군공항과 같이 미국과의 주둔군지위협정(SOFA) 영향을 받는 공항으로 시설변경만 해도 미군 측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군산공항활주로는 미군관할이라 국제선운항허가만 하더라도 전북이 지난 10년간 노력해도 협상의 진전이 없던 곳이다. 허가가 난다 해도 24시간 운영 가능한 무안공항과 달리 시간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새만금국제공항은 최소한 지금의 무안공항처럼 미군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24시간 국제선을 운행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명절에 고향을 찾은 친구에게 국제공항이야기를 하면 “그 시골에 무슨 국제공항이야” 라며 핀잔을 준다. 심지어 주위의 전북도민들도 스스로를 무시하며 전북에 국제공항은 가당치 않다고 하는 이들이 있어 놀라게 된다. 전북은 바로  옆 중국을 마주하고 있으며 뛰어난 음식문화를 가지고 도내 어디에 있든 두 시간 이내에 산간, 평야, 바다 문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제 전북도민들은 패배감을 버리고 안주하려는 의식에서 벗어나 전북의 잠재력을 믿고 미래세대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다시 백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며, 아니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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