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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소망의 꿈을 싣고

/고삼곤

고삼곤 수필가
고삼곤 수필가

계화도 앞바다 북서풍 바람결에 파도 소리 들려오는 갯마을 삼간평에서 출생해 자라온 유소년 시절의 아련한 추억에 잠겨본다. 필자는 열세 명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눈만 뜨면 바닷물 들랑거리는 갯벌 위에서 뛰놀고 도깨비둠벙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성장했다. 갯벌 바탕에는 갈게와 칡게, 농갈게, 배꼽조개, 꼬막 등이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

배고픈 시절 구멍 망둥어와 갈게를 잡아 지푸라기로 묶어 끓는 물에 익혀서 친구들과 맛있게 나눠 먹었던 그때 그 시절 죽마고우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인생은 오면 가는 것이 철칙이던가! 무심하게 흐르는 세월 따라 벌써 여덟 명 친구들이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이 세상을 뒤로하고 말았다.

한반도의 지도를 바꾼 장엄한 새만금 탄생을 보지도 못한 채 먼 길 떠난 친구들이 마냥 안타깝고 그립다. 도랑물을 식수로 마시며 근근이 연명했던 그 시절이 회상될 때가 많다.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정든 벗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 놓고 멀리멀리 떠나갔다. 괴롭고 슬픈 지난날들을 추억할 때마다 눈시울이 적셔 오곤 한다. 갯벌 넓은 둔치에 지천으로 자생하는 붉은빛 나문재 풀 잎사귀를 구럭 망태기가 터지도록 뜯어다 삶아 된장 무침을 해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다. 시래기 죽사발에 진절머리가 났다. 남의 집 품팔이도 했었다.

겨울철에는 바다오리를 왱이 그물과 차시, 올가미 등으로 잡아서 학비를 마련했고 봄부터 가을철까지는 참게, 풍천장어, 가물치 붕어 등 물고기를 잡아서 초·중·고교를 다녀야만 했다. 고교 3년 진학할 무렵 학생복 차림으로 공군 부사관을 지원 입대해 고향을 떠나 58년 동안 타관 객지 생활을 해왔으나 마음은 항상 내 고향 새만금 삼간평을 한시도 잊을 수가 없었다.

1962년 봄 계화도 섬을 연결하는 간척지 개발 공사로 방조제가 축성된 공사 현장 근로자 33명이 각종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분들의 피땀 흘린 노력과 혼이 숨 쉬는 간척 농지 황금 들녘에서 품질 좋은 쌀이 생산되고 있다.

새만금, 착공 19년의 장구한 세월 따라 천신만고 끝에 부안에서 군산까지 33.3㎞ 세계 최대 해상 방조제와 450톤짜리 배수갑문 17개의 위용도 장관 거리이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새만금이여 이제 세계를 향하여 힘차게 비상하리라. 오대양 육대주 해양 물류 항으로 발돋움할 것이고 대형 선박 건조, 자동차 생산 수출 등의 아름다운 미항에는 위그선 프로펠러 소리와 더불어 특급열차가 달리며 크루즈 여객선 뱃고동 소리 울려 퍼지고 지구촌 관광객들이 구름떼같이 몰려올 것이다.

새만금 신항에 해상 레저타운이 완성되고, 칠산바다와 동지나 해역을 넘나드는 어선들이 자유롭게 입출항하면서 어획량을 많이 올릴 것이다. 매머드 호텔들이 속속 들어서고 초대형 타워가 세워져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관광 명소 ‘한국판 두바이’로 성장하리라 전망해 본다. 그 관망대에 올라서 보고 싶다. 또한 최첨단 기계화 수출산업단지와 중소도시 주거지가 완성되고, OCI 등 각종 기업체에서 수출 제품들이 해외로 선적돼 출향할 것이다.

△고삼곤 수필가는 중국 연변대·경찰대·전북대 등 초빙강사,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변산호랑이> , <삶의 나루터에서> , <인생의 오솔길에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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