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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마저 거부한 새만금공항을 밀어붙이겠다니…

여권이 새만금국제공항의 조기 건설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를 밀어붙일 모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 전북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새만금을 환황해권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장밋빛 약속을 쏟아냈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런 행보는 정부가 새만금을 예정에도 없던 태양광단지로 뒤덮기로 한 데 대한 지역사회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차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부 의원은 “새만금공항이 2023년 개항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예타 면제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의 새만금 개최에 맞춰 공항을 조기에 완공하자는 취지다.

새만금국제공항이 돌연 이슈화된 것은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하면서부터다. 이때 문 대통령을 만난 송하진 전북지사는 예타 면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송 지사는 “(예타 면제가) 팔부능선까지 올라왔다”고도 했다. 예타는 공공사업의 경제성·정책성 등을 검토하는 과정으로,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재정투입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거쳐야 한다.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도 정치권의 압력에 밀려 예타 면제가 남발돼왔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이미 공항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가 내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권에서 조 단위의 천문학적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의 경제성 검토가 끝나기도 전에 이를 건너뛰자고 주장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부터 결여돼 있다. 정부가 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용(25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달라는 전북도의 요구를 거부한 연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극히 당연한 조치다.



새만금에 공항이 필요한지,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지 여부는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마땅하다. 현 정부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그토록 중요시한다면 더욱 그렇다. 더구나 지난 지방선거 이후 지역마다 예타 면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나쁜 선례를 남기면 재정을 축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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